풍경

가을,,

찔레꽃* 2018. 11. 18. 10:00

 

 

 

 

 

 

큰일났다, 단풍든다......김종제


곱디고운 저 속살
슬쩍 곁눈질로 훔쳐보는데
속에서 불이 일어난다


불끈 솟아오른 저 기운에
단걸음에 달려왔는지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
심장은 벌렁벌렁 뛰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숨 넘어갈 듯 가쁘다


그저 한 번 손 잡아 보고 싶어서
그저 한 번 안아보고 싶어서
뜨거운 눈길만 주고 있는데
이심으로 통했는지 전심으로 통했는지
저고리 매듭을 풀고
슬며시 치마 걷어올리는 당신
가볍게 안아 숲이불위에 눕히는데
눈 감고 입술 벌린 육신이
너무도 진하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마음이
너무도 가파르다
절벽의 나무는 오늘 더욱 꼿꼿하고
계곡의 물은 전보다 더욱 세차고
눈 시린 가을의 시월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인데
정말 큰일났다


당신 몸에도 내 몸에도
색색으로 단풍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