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은편리 다랭이논
초가을......김용택
가을인 갑다
외롭고,그리고 마음이
산과 세상의 깊이에 가 닿길 바란다
바람이 지나는 갑다.
운동장 포플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어제와 다르다
우리들이 사는동안
세월이 흘렀던 게지
삶이 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라
2.
산 아래 동네가 참 좋습니다
벼 익은 논에 해 지는 모습도
그렇고 강가의 풀색도 참 곱습니다.
나는 지금 해가 지는
초가을 소슬바람 부는 산 아래 서 있답니다
산 아래에서 산 보며 두 손 편하게 내려놓으니
맘이 이리 소슬하네요
초가을에는
지는 햇살들이 발광하는 서쪽이 좋습니다
*김용택님의 [초가을]에서*
몇 년 전에 은편리 다랭이논을 촬영갔으나,,,
찾지를 못하고 연화산 초입에서 맴돌다
되돌아왔어요.
꾸불꾸불 산길을 따라 산 정상에 가서야 다랭이논을 볼수 있었다.
운전이 서투신분은 걸어서 올라가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꾸불꾸불하고 외길이고 좁아서 다른차라도 만나면
비켜줄수도 후진도 할수 없습니다.
가을......박경리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나간 걸까
솜털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
칡넝쿨이 붕대같이 감아 올라간 나무 한 그루
같이 살자는 건지 숨통을 막자는 건지
사방에서 숭숭 바람이 스며든다
낙엽을 말아 올리는 스산한 거리
담뱃불 끄고 일어선 사내가 떠나간다
막바지의 몸부림인가
이별의 포한인가
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하는
원죄로 인한 결실이여
아아 가을은 풍요로우면서도
참혹한 이별의 계절이다
*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中*
공감 꾸욱해주신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