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감 - 박금숙
가을이 오려나보네
온몸 서걱서걱
갈꽃 같은 그대 그리운 걸 보니
여름내 헛가지 마구 자라더니
나무들 속살 뜸 드는 걸 보니
과일 익듯 사랑도 익으려나보네
먹구름 훌훌 멀어지고
하늘빛 파랗게 시려오는 걸 보니
한가을 내내
약도 없는 속병을 앓으려나보네
가을 깊어지면
풀벌레 울음에 잠귀 밝아지듯
그대도 내 맘 알거나.
가을 초대장......김용화
가을이 나에게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
꼭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만
그대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만약, 그대가 못 갈 사정이
생기시더라도 죄송하지만 그대의
시간을 훔칠 계획입니다
나뭇잎마다 시화전을 한다는군요
예쁜 잎새에 시를 한편
쓰고 색깔을 넣어서
대지 앞으로 제출한다고 합니다
심사는 그대가 해도 좋겠습니다
밤하늘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를 보고
귀뚜라미는 연주회를 한다는군요
이것도 그대가 심사해도 좋겠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구름이 수채화를 그린답니다
역시 심사는 그대의 몫입니다
꽃들은 패션쇼를 한다는데
그대가 특별 출연하다면
갈채를 받을 겁니다
햇빛은 과일
조각전을 한다고 합니다
이것도 볼만하겠습니다
그대와 팔짱을 끼고
축제에 간다고 생각하니
가을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설레고 기쁘답니다
제발, 일이 바쁘다고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마세요
내가 싫거나, 가을이 싫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가을 축제에 꼭 같이 가겠다고
손도장 찍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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