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문득/김경훈
살다 보면 문득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흥얼거리다가
다시 펼쳐보는 앨범속 사진처럼
다시 걸어보고 싶은 그때 그 길 그 사람
붉은 노을에 기대어
조용히 물들어가는 저녁 무렵
그 어깨 그 가슴에 다시 기대어
한번 울어보고 싶은
살다가 보면 문득
그런 기막힌 순간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111선>>